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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잡동]

개콘 서수민PD 1대100 우승상금 전액기부!

by 관이119 2012. 9. 26.

출처 - http://jsapark.tistory.com/2111

 

어제 KBS 2TV '1대 100'을 우연히 시청했습니다. '개그콘서트 특집'으로 진행돼 퀴즈와 개그가 융합돼 재미와 지식이 함께 했습니다. 무엇보다 100명(이상호-이상민 쌍둥이 개그맨 포함시 101명)의 도전자가 전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과 개그우먼으로 채워진 것이었고, 1인 도전자도 개그콘서트 연출자인 서수민PD였다는 흥미로운 기획이었습니다. 서수민PD와 100명의 개그콘서트팀의 대결인 셈이지요.


100명의 도전자인 개그콘서트팀과 1인 도전자인 서수민PD가 퀴즈쇼 '1대 100'에 모인 것을 보니 개그콘서트 총회를 보는 듯 했습니다. 개그콘서트 회의에서도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모인 적은 없었다고 하더군요. 김준호, 김대희 등 고참 선배들부터 신인 개그맨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의 팀워크로 모여 서수민PD와 함께 한 자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커보였습니다. 개그콘서트 특집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서수민PD도 개그콘서트 특집 '1대 100'에 감격스런 느낌이었나 봅니다. 이날 서수민 PD는 "100명을 연습실에서만 보다가 쭉 한 곳에 있는 걸 보니 뿌듯하다. 그리고 확실히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 (저는) PD사회에서 지식수준이 낮은 걸로 유명하기 때문에 3단계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조금 더 욕심내면 5단계까지 가고 싶다"라고 소박한 목표를 이야기했습니다. 어쩌면 겸손의 표현이겠지요.


그런데 서수민PD는 만약 '1대 100'에 최종 우승자가 된다면 상금 5000만원을 같은 방송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사랑의 리퀘스트'에 기부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었습니다. 우승 상금을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되는 곳에 기부한다는 생각이 시청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그 동안 김제동, 유재석 등 개그맨들이 아름다운 기부와 선행이 있어왔지만 개그콘서트를 연출하는 PD가 솔선수범하겠다는 마음가짐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1대 100'은 질문도 독특한 방식이었습니다.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 코너 등을 퀴즈 문제에 접목해 질문이 만들어졌더군요. 이미 개그콘서트팀 출연자들 뿐만아니라 개그콘서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주목을 끌기에 적합한 아이디어였습니다. 가령 표준 국어사전에 개콘에 등장하는 '일수꾼' 등 단어가 표준어로 등재된 말인지 질문도 있었습니다. 정답은 일수꾼은 표준어가 아니더군요. 대체로 쉬운 문제가 많았지만 헷갈리는 질문도 일부 있었습니다.



과연 서수민PD가 몇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던 '1대 100'은 어느새 8단계까지 갔습니다. 이미 서수민PD는 5단계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지요. 그런데 8단계 문제에서 남은 도전자는 개그맨 김대희와 김진철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8단계는 '월드컵 본선 경기시, 축구 선수의 등번호는 1번부터 몇 번까지인가'라는 문제가 나왔고, 제시된 답변 '1번 23번, 2번 33번, 3번 43번' 중에서 선택해야 했습니다. 여자인 서수민PD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축구 문제였습니다.


최종 결과는 서수민PD가 상금 5천만원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서수민PD가 최종 1인 우승자가 되자 '1대 100' 퀴즈쇼 녹화장은 '서수민'을 연호하는 개그맨들의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모두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지요. 마지막 문제의 정답은 1번 23번이었습니다.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축구 선수의 등번호는 1번부터 23번까지 달 수 있었지요. 참고로 여기서 1번은 골키퍼에게만 배정된다고 합니다.


최종 우승자가 되리라고는 서수민PD 스스로도 기대를 안했는지 매우 놀라워 했습니다. 마지막 문제 정답 발표에 깜짝 놀라 '어떡하냐'며 자리에 주저앉은 서수민PD는 "실감이 안 난다. 상금 받으면 기부한다고 했는데 기부할 거다. KBS1 '사랑의 리퀘스트' 방송이 있으니까 그쪽을 통해서 하겠다. 돈을 주기는 주냐"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선행과 웃음을 안겨주는 서수민PD의 모습을 보면서 왜 개그콘서트가 잘 나가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흥분의 시간이 계속 됐습니다. 잠시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힌 서수민 PD는 100인으로 참석한 개그맨들을 둘러보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오늘은 참 의미 있는 자리다. 과연 100명의 '개그콘서트' 멤버들로 이곳을 다 채울 수 있을까 했는데 처음에는 10명이었지만 10배수로 늘어났다. 신인 개그맨들이 꿈을 꿔야 앞날이 밝을 것 같다. 앞에 있는 (유명한) 친구도 중요하지만 뒤에 있는 우리 친구들도 잘 봐주시면 '개그콘서트'라는 나무가 잘 자랄 것 같다" 유명 개그맨 뿐만 아니라 이제 갓 시작한 신인 개그맨도 챙기는 서수민PD의 배려심이 돋보였습니다.


이번에 서수민PD가 5천만원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키로 한 것은 퀴즈쇼 '1대100' 프로그램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1대 100'이 생긴지 벌써 5년이 흘렀지만 5년동안 '1대100' 우승자는 15명에 불과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생존하기도 매우 어렵지만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런 점에서 서수민PD의 통큰 기부는 많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8대 우승자인 박상흠은 상금 중 50%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정도에 불과했으니 말이지요.


이번에 '1대 100'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개그맨들이 상당히 똑똑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1대 100'에서 우승 상금을 받는 개그맨은 김지선, 황현희, 이상훈 등 3명이나 됩니다. 5년간 15명이 우승했는데 무려 3명이나 개그맨이고 이번에 서수민PD도 우승했으니 개그 관련 종사자가 4명이나 되는 셈입니다. 그 중 개그콘서트팀이 무려 3명이나 됩니다. 개그콘서트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화두는 기부와 나눔이 아닌가 합니다. 이미 안철수 박사는 자수성가해 번 재산의 50%를 사회에 기부했고 또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재산도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문 일입니다. 서수민PD는 개그콘서트라는 국민 브랜드 프로그램의 연출자라는 점에서 사회 저명인사입니다. 서수민PD의 우승 상금 전액 기부는 우리 사회에 기부가 일상이과 상식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서수민PD의 선행이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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